보통 사람들의 생애를 책으로 만드는 일을 하면 어떻겠냐고 지인들에게 물었을 때, 자신의 삶에 긍지를 갖는 유명 인사나 쓰는 것 아니냐는 반응 있었습니다. 너무 무겁고 머리 아프다며 요즘 흐름에 맞지 않는다고 답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차라리 앨범 같은 스토리 북을 만드는 게 낫다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불가능해 보이는 이 꿈에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두껍지 않은 얇은 책이지만 가족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따뜻한 책,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가족들만의 의미 있는 책을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남겨드리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큰 사랑을 베풀어 주신 부모님을 역사로 남겨드리는 일이야말로 그 분들의 은혜를 생각하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의 부모님을 보통 사람이라고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이분들은 혼란의 시기였던 6.25와 산업화의 시기, 민주화 시기를 살아온 산 증인입니다. 삶을 어렵지만 지혜롭게 꾸려 오신 이분들의 경험은 지구상의 어느 누구도 겪지 않은 그분들만의 것입니다. 한 분 한 분이 한국 사회의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있는 박물관입니다. 이분들이 돌아가시면 하나의 박물관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생애사 기록은 하나의 박물관인 사람들의 삶을 역사로 남기는 작업입니다. 자녀들은 부모들의 삶을 기록한 생애사 책을 통해 노부모가 살아온 사회를 이해하며,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부모의 눈물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오랫동안 반목했던 가족이 화합하기도 합니다. 손자녀들은 조부모의 삶에서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삶을 정리한 생애사 책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교과서인 셈입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만드는 역사를 기록하는 책 생애사 제작 사업의 첫발을 내딛습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 책이밥 대표 이은하 —